[BL] 루 2권
태어나면서부터 보장된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에 세운은 별 흥미가 없었다. 세상에 단 하나 있는 제 머리 위 사람, 아버지이자 황제인 인물의 뒤만을 쫓으며 자란 세운은, 어느 순간 저렇게 지루하고 재미 없는 나랏일따위 저는 사흘도 견디지 못할 거라 콧방귀를 뀌었다. 다 가진 자의 철없는 투정이라 해도 좋고, 너무 많이 가져 귀한 걸 모른다 해도 좋았다.
어쨌거나 세운의 생각과는 전혀 상관없이 황태자 수업은 하루도 허투루 보내는 일 없이 착실하게 이루어졌다. 시, 서, 화를 비롯해 승마, 검, 활, 그리고 경전을 읽고 박사들을 상대로 토론을 하는 것까지, 타고난 씨가 훌륭한 세운은 그다지 관심 두지 않았던 일에도 제법 훌륭한 성과를 내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세운은 지금껏 해온 것들 중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