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성인 BL 로맨스]
“하진아, 하진아. 이거 봐봐. 이번엔 진짜 명작이라니까.”
그래, 그래, 명작이겠지. 누나의 눈에서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누나 글 정말 잘 써. 볼 때마다 내가 그 주인공이 된 것 같다니까? 근데 이런 것뿐이면 시비 안 걸어. 왜 그 장르가 BL이며 깔리는 주인공은 나고 내 주변 친구들이 전부 공으로 나오며 그걸 당당하게 내게 보여주는 거야?
철없이 씩 웃으며 자신이 쓴 공책을 내미는 하연을 보며 하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사실 자신은 동성애에 대한 편견 같은 건 없다. 그냥 나이와 국경을 초월해서 사랑하듯 성별을 초월해 사랑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정도. 근데 문제라면 집착과 범죄로 얼룩진 누님의 소설이었다. 아니, 사랑하면 하는 거지 왜 감금에 강간에 폭력까지. 누님의 정신 상태가 매우 걱정되어서인지 아니면 그걸 당하는 게 자신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진은 그것을 볼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이 조만간 자신도 정신이 이상해지지 않을까 싶었다.
“이번에는 네가 싫다고 한 요소들 다 뺐어! 달달물이야. 여태까지 내가 써오던 집착공, 싸가지공, 내 남자에게도 까칠하공이 아니라고!”